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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사물들

sballo 2024. 2. 2. 03:35


이현승 시인은 도서관에서 빌려 본 [아이스크림과 늑대]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아이스크림과 늑대.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니.그래서 더 궁금해서 집어들게 된 책인데 시인의 첫 시집인 [아이스크림과 늑대]를 읽고 나서첫 시집과 시인의 다른 시집도 찾아서 구매했다.[친해하는 사물들]은 2007년 첫 시집이 출간된 후 5년만에 출간된 두번째 시집이다.2015년 출간된 세번째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도 이미 구매했지만앞으로도 새로운 시집이 기다려지는 시인 중의 한명이다.같은 시간옥수동엔 비가 오고압구정동엔 바람만 불듯이똑같이 비를 맞아도폐지들만 무거워진다 같은 일을 당해도어쩐지 더 착찹한 축이 있다는 듯이처마 끝의 물줄기를주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내리는 빗속에서더이상 젖지 않는 것들은이미 젖은 것들이고젖은 것들만이비의 무게를 알 것이다- 비의 무게사자의 친절한 사냥술이 양에게 위로가 될까사자를 위해 어떤 포즈로 쓰러지는 것이 좋겠는가남의 고통을 즐기지 않는 것이 윤리적이라고 배웠다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는 있지만남의 표정에 대해 관여할 필요는 없다집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길흉화복에 밝은 점쟁이들의 집이 다 쓰러져가는 집이다남의 고통을 엿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옷차림 때문에 아름다움이 가려지지는 않는다하녀들의 유쾌함이라면 내버려두자고래를 춤추게 했던 힘에 대해서라면칭찬보다 먼저 감정의 부력에 대해 생각할 것 - 근본주의자
현실을 충실히 재현하고자 하는 시들은 상투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일회적인 시적 감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현실을 깊이 있게 읽어내면서 그 이면의 풍경까지도 보여줄 줄 아는 시인이 있으니 그중 한 사람, 이현승의 신작 시집 친애하는 사물들 이 출간되었다. 전작 아이스크림과 늑대 이후 5년 만이다. 4부에 걸쳐 총 60편의 시를 담았다. 전작에서 ‘아이스크림’과 ‘늑대’를 내세워 욕망의 소멸과 생성, 삶에 침투하는 온갖 양가적인 사태들을 보여준 바 있듯, 이번 시집에서도 이런 양가성, 즉 ‘친애하는 망측한 사물들’에 특별히 날을 세우고 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탐색한다.

시인의 말

1부
젖지 않는 사람
돌멩이
라디오
따뜻한 비
굿바이 줄리
일인용 잠수정
살인의 기술
맛의 근원
얼굴의 탄생
비의 무게
갈증의 구조
연루
까다로운 주체
눈물의 원료
야행성
도축의 시간

2부
지나친 사랑
뉴스의 ㅗ안성
영하의 인사
그믐
놀이공원
천국의 아이들
있을 뻔한 이야기
시 「농담」을 위한 삽화
누아르
대화의 기술
에일리언
똥개
몰두의 방식
클레멘트 코스

3부
다정도 병인 양
용의주도- 오은에게
나머지의 세계
부자유친
에이프릴
성분들
불효자는 웁니다
침대의 영혼 2
드라마 전용관
활주로
근본주의자
신중하게
암전
초심자들

4부
궁금해
근원적 골짜기
무중력 실험실
5분 후의 바람
순간 박물관
밤벌레처럼
친애하는 사물들
눈사람 학교

낭떠러지
만두방에서 사라진 사람들
밥집 골목
식탁의 영혼 2
좋은 사람들
돌아와요 거북이

해설 거기 수심이 얼마나 됩니까?
정한아(시인)